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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소식 <평화통일공감연극> 비더피스 광화문아트홀 공연(2021.9.30) 참여자 및 관람 후기

 

· 송경준

  연기 캠프가 마무리된 이후로 7월 달에 잡힌 연극이 코로나로 연기되어 연습 일정이 늘어진 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케줄이 조금 꼬인 부분도 있고 캠프에서 애써 정리하고 연습했던 것들을 잊어버릴까 봐 걱정스러운 점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9월 말에 다들 짧고 굵게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연극이 성공리에 마무리되어서 기쁩니다. 연극이 드디어 마무리가 되어 후련하기도 하고 같이 어울리던 사람들과 헤어지게 되어 아쉽습니다. 연습기간 동안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직접 와주신 강사 분들에게 감사하고 정말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들 바쁘신 와중에도 열정을 가지고 이끌어주셔서 그 열정 덕분에 저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연극까지 해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연극 연습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왕따 연기를 할 때마다 자괴감이 들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과거 기억이 떠올라 악몽을 꾸기도 했습니다. 무대 위에 올라가 일진 역할 배우분들에게 맞는 역할을 하고 사다리에 올라 자살시도 연기를 하고 터벅터벅 걸어가 상자 옆에 털썩 앉아 죽은 눈을 하며 씬이 완전히 마무리가 될 때까지 긴긴 시간을 버티는 것이 답답하고 우울했습니다. 그래도 이 또한 과거와 직면하는 길이라 생각되어서 또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끝까지 해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관객 참여형 연극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는 말은 정말 진심이었습니다. 무대에 올라와준 근호형에게 고맙고 또 잘 받아주신 강사분과 민수형, 태환이 형에게도 감사합니다. 

  끝으로 이 연극을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셔서 한국의 은둔 청년들, 그리고 북한 문제에 관한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들에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여유가 생기면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 김민수

  나에겐 너무나 어려운 연기. 내 목소리에 어떻게 감정을 실어야 할지. 어떻게 화를 내야 할지.

난감하고 당황했고. 그래서 스텝으로 참여하여 관찰자 입장에서 연극 일정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저를 참여시키길 원했던 대표님의 권유로 하나, , 배역을 맡다가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본 무대 위에 서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나를 비추는 조명, 허리에 찬 마이크, 사람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관객석. 무대 위에서 긴장한 배우들의 얼굴, 분주히 움직이는 스텝들. 꿈이 아니었습니다.

숨 막힐 것 같은 긴장 속에서 그들과 호흡을 맞추며 혹여나 나 때문에 이 연극이 망치질 않기 바라며 그렇게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어느새 제 품에 꽃다발과 함께 사람들의 축하와 격려를 받고 있더군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 주신 노지향 대표님 그리고 스텝 배우 분들 특히 옆에서 같이 일진 역할을 했던 경아쌤. 모두 감사합니다.

 

· 이승택  

  오롯이 자기 이야기만 하는 줄 알았던 연기캠프에서 돌연 통일이라는 소재를 가미해야 한다는 얘길 듣고 당황했습니다 어찌할지 고민하던 과정을 다 같이 해소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나고 공연이 다가올 땐 정말 하는구나 진짜로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멍해지기도 했구요.

 

  누구는 긴장하고 누구는 멍해 있길래 나름 긴장을 풀어보고자 억지를 부려보곤 했습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 배우들의 모습에 정말 본방이구나 하는 생각만 들더군요.

 

  좀 더 당당하게 좀 더 위협적이게 좀 더 사무적으로 딱딱하게 등등의 역할 배정은 저에게 있어 썩 달가운 역할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진행을 위해 넘어가야 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따로 혼자 하게 됐다면 진짜 안 했을 활동입니다 그저 곁에 있는 사람 등과 또 다른 추억을 쌓는 시간으로 여기며 진행했습니다.

 

  마지막에 다 같이 소감 나누고 울고 할 때 저는 다른 의미에서 슬프더군요. 누구와 교환할 수 없는 상황에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상이 어찌 나올지 궁금해서 영상에 대한 기대 말고는 더 이상 남는 것은 없네요. 아무쪼록 고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김태환

  연극 내내 피곤하지만 공연을 생각하며 버텼다. 어느 날은 다이어트 때문에 밥을 안 먹고 가서 어지럼증을 느꼈다그래서 편의점에서 삶은 달걀과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 경아 쌤이 항상 잘 챙겨주셔서 고마웠다. 연극 연습 중간에 나온 샌드위치랑 햄버거가 맛있었다. 연극은 긴장이 되었지만 막상 시작하니 할만했다. 연극을 하고 드디어 연극이 끝났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꽃다발을 받고 사진도 찍고 너무 좋았다. 많은 분들이 보러 와주었고 너무 좋았다. 나는 엄마와 여동생이 와주었는데 너무 좋았다. 연극이 끝나고 모처럼 집에 가서 쉴 수 있어 좋았다.

 

· 정다솜

  나는 사실 공연 당일까지만 해도 공연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나는 공연 당일까지만 해도 큰 우려와 걱정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당일이 되자 공연을 하면서 가슴속에서 깊은 슬픔과 벅참을 느꼈다. 큰 의미를 두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공연 당일 공연을 하면서 이 공연이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다. 가족들에 대한 생각, 가족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기도 했다. 또한 가족에 대한 울분과 미움도 함께 올라왔다. 밉다가도 사랑하기도 하고 역시 가족이란 알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공연 내내 눈물을 흘렸다.

 

· 유승규

  무대에 서서 흐릿하게 보이는 관객 앞에 섰다.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눈들도 그 날 만큼은 똑바로 응시할 수 있었다. 자신 없지만 최대한 자신 있게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흙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습 과정에서 난 솔직히 자만했다. 나는 그래도 잘 표현하니까 제일 낫겠지, 그러나 현우가 상자 3개에 몸을 구겨 넣을 때, 호선이가 정신병원으로 끌려갈 때 자만심은 무너지고 모두의 날 것이 나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경준이가 1시간 넘게 자기를 드러내기 망설였던 순간도 그랬다. 정말 구린 공적 지원 느낌의 공연일 줄 알았다. 프로들처럼 더 멋있게 잘하고 싶었는데, 되게 아쉬웠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줬고 결국 우리 모두는 실전에서 다 자기를 드러냈다. “뭐야 우리 꽤 괜찮잖아!? 생각했다.” 생각이 아예 바뀌었고 눈물 연기도 준비가 필요 없었다. 서로의 표정과 떨림을 보면 당연한 리액션으로 소화할 수 있었다. 3개월 간 세상에 없던 매력적인 뭔가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이 연극이 언젠가 발전하고 발전해서 토니상을 받는 큰 무대에 서는 그날까지 계속 영향을 미치고 함께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소통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그것이야 말로 통일로 갈 수 있는 본질과 가까운 무언가가 아닐까. 공연 날 관객은 행운의 관객들이었던 것 같다. 모두에게 새로운 계기가 되었을 것 같아서 그렇다. 나도 언젠가 이런 공연을 관객으로도 마주해보고 싶다. 앞으로도 누군가와 솔직한 소통을 하고 살아가고 싶다.

 

· 이현우

  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 오랜만에 외부 프로그램이 생겨서 기뻤어요. 마지막에 실수를 한 게 마음에 걸리지만 참여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꿈같은 시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호선 

  연극할 기회가 생겨서 처음으로 연극을 도전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도전이고 용기였다. 사실 연극 시작하기 전까지도 수정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거.. 정말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의외로 다들 잘했고 본인들 이야기라서 연기가 아닌 진짜 라는 모습을 보여 줬고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자신들의 고통스러웠던 이야기를 당당하게 보여줬다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들은 이 연극을 통해 앞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되었다. 이젠 더 이상 아픈 기억이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단점에서 장점이 바뀌는 순간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승화이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너무나도 아름다운 예술 행위였다.

 

· 김초롱

  나는 누군가의 앞에서 화를 내 본 적이 거의 없다. 쓰고 보니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많은 감정들을 제대로 표현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큰 소리를 내보거나 몸을 크게 움직여본 적도 별로 없다. 달리 표현할 수 있었던 많은 감정을 그저 삭이거나 웃어 넘기기만 했던 것 같다. 미숙한 표현이 용납되는 어린 시절에 그런 것들을 충분히 연습하지 못한 채 갑작스레 어른이 되었기에, 항상 열서너 살 즈음에 혼자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전혀 자라지 못했고, 앞으로도 제대로 살아가는 법 따윈 영영 알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언제나 괴롭다. 그래서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많이 힘들고, 뭘 해도 지쳐있고, 언제나 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찾아다니고 있어서 더는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려는 생각조차 잘 들지 않는다.
이번 연극은 그런 나의 삶을 어느 정도 연장시켜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끼고 표현했던 모든 것들이 하나같이 소중한 치유의 과정이었다. 무대에 오르기 며칠 전까지는 너무너무 두렵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결국 도망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모두와 함께 막을 내렸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행복공장에서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퍽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론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고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나에 대한 많은 것들을 곱씹게 해주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 많은 스태프 분들이 항상 든든하게 우리를 안내해주고, 격려해주고 도와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도 언젠가는 그들처럼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예술로 누군가를 치유하고 이끌어줄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비슷한 무언가를 동경하게 되었다.
연극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특히나 소중히 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 있다면, 나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감각이다. 연극을 준비하는 동안 감당할 수 없는 감정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도움받으면서 몇 번이나 우리가 확인받은 것들이다. 우리는 지금 안전하고, 연극이라는 것은 그것을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몇 번이나 말씀해주셨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그것을 마지막까지 보여줄 수 있었다. 나는 맨 끝에 무대 위에서 조금 울었지만, 그건 평소와 달리 힘들어서가 아니라 안도와 여러 가지 긍정적인 감정들에 벅차서 터뜨려버린 눈물이었다. 어디에 풀면 좋을지도 모를 울분이나 슬픔들이 근사한 이야기로 엮였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것들을 보여주고 긍정받는다는 것은 연극이 아니면 체험하기 힘든 귀중한 경험이다. 오래오래 이 감정을 간직할 수 있길.
행복공장에서 함께 연극을 준비하고 나의 감정을 표현했던 시간들이, 연극을 모두 끝낸 지금에는 꼭 꿈처럼 느껴진다.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앞으로 누군가가 연극에 대해 궁금해한다면 나부터가 꼭 해보라고 진심으로 격려해주고 다닐 것 같다. 내가 연극 참여를 망설였을 때에도 그런 식으로 참여해보라는 격려를 받았는데, 만약 이 기회를 놓쳤다면 아마도 내 삶은 여전히 저만치 과거에 머물러있었을 것이다. 단 한 번의 연극으로 모든 것이 괜찮아질 리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 한두 걸음 정도는 나아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 한두 걸음이 지금의 내게는 무척이나 소중하다.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다면, 나이 든 훗날 이 날을 되돌아보면서, '그땐 그렇게 힘들었었지.' 하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연극을 함께한 다른 친구들 역시 그때까지 모두 살아남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한수경

  자신에게 많이 지쳐있던 시기에 비 더 피스 연극캠프를 알게 됐습니다. 내가 연극 무대에 오르려면 대본을 외워야 하겠구나. 이렇게 할 일이 생긴다면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것들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 거야 하며 바로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사실 저는 필요 이상으로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입니다. 빈 숲에서 리커버리 크루들과 선생님들을 처음 만났음에도 이분들에게 나의 부족함을 드러내선 안된다는 지나친 걱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비 더 피스 연극 캠프는 나는 물론, 우리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완성이 되는 곳이었습니다. 숨기고 싶고 아팠던 각자의 기억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표현되었습니다.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우리의 상처는 극의 형태로 다듬어져 무대에 올라갔습니다. 우리의 삶이 곧 각본 그 자체였기에 처음에 떠올렸던 대본도,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캠프를 빛내주는 것은 공교롭게도 투박하고 날카로운 우리들의 아픈 기억들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많이 웃고 울면서 그동안 자신에게 얼마나 채찍질을 해왔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캠프에서 나를 보듬어주고 사랑하겠노라고 다짐했다면, 무대 위에서는 관객들과 교감하며 그동안의 결과물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지난 삼 개월간 개인적인 사정으로 정신적인 피로도가 높았고, 학업을 병행하면서 연습 참여를 못하고 있으니, 자신감도 없고 민폐를 끼치고 있는 내가 계속 참여를 하는 것이 맞을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끝을 함께하는 것이 그나마 덜 죄송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습니다. 모든 것이 마무리된 지금 돌이켜보면 무대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스스로에게 선택에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치거나 힘들 때 그날의 사진들을 보며, ‘앞으로도 이런 성취감을 느낄 순간은 분명 올 거야말하며 스스로를 다독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긴 시간 준비한 작품으로 보는 이들의 감정을 끌어낸다는 것, 이것은 유명한 예술가들에게도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930일의 광화문 아트홀을 빛내준 관객과 배우들은 그 어려운 것을 해내었습니다. 이는 비 더 피스 연극 캠프가 아니었더라면 모두가 겪지 못했을 귀한 경험입니다.

저는 이번 캠프를 통해 얻게 된 행복한 기억으로 고독감과 맞설 수 있는 보다 강한 사람으로 성장한 것 같습니다. 제 행복 속에 함께 있어주신 모든 분들, 행복공장 선생님들과 우리 리케이버리 멤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소감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남과 비교하며 항상 괴로워했던, 몹시 부족하고 어린 제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알려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작년에 K2에서 두 달 동안 머물렀던 경험이 오늘까지 함께하는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졌듯이, 오늘 함께한 여러분들과 앞으로도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가는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마스크를 벗고 둥글게 앉아 서로 근황을 나눌 그날이 올 때까지 다들 건강하시길 바라고 지난 우리들의 모습처럼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다시 한번 더,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감사합니다.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기를, Be the peace!

 

· 임영서

  인생은 뜻하지 않은 일의 연속이라고들 한다. 나는 새해가 되면 매번 새로운 계획을 세우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계획은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은 한순간도 계획대로 흘러간 적이 없었다. 은둔을 한 것도, 은둔 고수를 만난 것도, K2에 들어간 것도 계획엔 없던 일이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참여한 연극은 내 인생에서 가장 뜻밖의 경험이라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걸어온 길은 연극과 거리가 멀었고 무대 공포라는 심리적 부담감이 관심을 가렸으며 은둔이라는 위치가 스스로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일, 부담스러워 외면하려다 뭐라도 해보기 위해 맡게 된 촬영 스텝, 이 작은 역할이 시작이었다. 연극을 만들어 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힘으로 과거를 딛고 무대에 올랐다. 이 경험은 계획된 희망보다 값지고 확실한 선택이었다. 연극은 나에게 경험의 일부로 지나가겠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 연극강사 권예철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멀고도 큰 목적지의 첫걸음은 각자가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가려 노력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에 있다. 개인의 평화, 개인의 행복, 개인과 개인 간의 통일이 존재한 뒤에 가능한 것이 한반도의 평화 통일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평화롭고 행복해진 모습으로 함께 웃을 수 있었던 우리의 시간이 값졌고, 그 시간들의 결과물인 본 공연이 더 많은 이들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는 시작점이 되길 기원한다. 함께한 수개월 간의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함께해준 모두에게 감사하고, 이번 공연이 끝이 아닌 시작이 되길 바란다.

 

· 연극강사 문성현

  12차 두 번의 캠프를 하면서 처음에는 내가 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캠프를 진행하면서 이들에게 도움을 주러 온 게 아니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너무 나에게 도움이 되었고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너무 행복한 2박 3일을 2번이나 경험하고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이 웃어본 게 언제였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리케이버리!

 

· 기획 고원열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지만 잘 몰랐던, 숫자 뒤에 감춰진 청년들 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기 이야기 같아 많이 울었다는 관객의 이야기, 용기 내서 이야기한 모습이 너무 멋지다는 관객의 이야기를 들으니 배우들이 얼마나 용기 내어 무대에 올랐을지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손을 드는 관객들을 보면서, 두 시간 공연이 아니라 세 시간 공연은 되어야 할 것 같았고, 다시 한번 공연이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년에는 부모들의 이야기로 연극을 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 내년도 기대가 됩니다. 다시 한번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조명감독 문홍식  

  공연을 준비하는 내내 나 또한 방 안에서 나오지 않고 지냈던 지난날의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나갈 수없었던 것이 아니라 나가서 마주할 현실이 두려웠고 피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방안의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있다. 무조건 부정적으로 기억하고 있지 않다. 가끔은 그 방안의 안락함과 혼자 있음이 편할 때도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 혼자만의 공간을 네모로 자르지 않고 동그란 구역으로 표현한 것이 그 이유이다. 이제 그 공간을 다른 이들과도 공유하고 싶다. 모두들 각자이면서 가끔은 반갑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공연은 무척 에너지 있게 진행되었고 어느 때보다 마음에 와닿았다. 남몰래 눈물을 훔친 나는 왠지 모두에게 참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용기 내주어서 같이해주어서 서로를 바라봐 주어서. 한동안 잊히지 않을 좋은 무대에서의 한 때였다.

 

· 무대감독 서수현  

  콘셉트로 통일은 반쪽이 갈라지면 좋겠고 그래서 동그라미에서 네모로 그리고 삐뚤빼뚤 갈라지면 더 좋겠다고 생각한 무대의 유일한 세트인 바닥! 색은 아주 연한 베이지색이면 출연자들을 돋보이게도 할 수 있고 조명도 컬러풀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선택하고 셋업 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준비한 만큼 진행되고 나서 관객과 함께하는 2부 공연이 시작되었을 때 예측 불가능한 살아 움직이는 내용이 무대에서 새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 자리에 함께한 모두가 빛나고 꿀렁거리는 마음의 요동도 느끼며 결국 해방감과 자신감이 충만한 채 철수를 시작했다마지막에 극장 반입구에서 뿌듯한 마음으로 물 한 모금을 들이켰다.

 

· K2 인터네셔널 코리아 코보리 대표

 

인권, 사회문제 등을 다룬 예술작품은 세상에 많이 있다. 하지만 은둔형 외톨이를 주제로 한 연극작품이, 그 중에서도 당사자가 직접 대본을 만들고 연기한 작품이 지금까지 있었을까? 사회에서도 학교에서도 가정에서조차도 이해 받지 못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도 없었던 청년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연기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의미가 있는 건데, 단기간에 연습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에 놀랐다. 어떻게 거기까지 당당하고 멋지게 연기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서로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고, 소속감을 느끼는 커뮤니티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극은 몇 십만 명이 있다고 하는 한국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에 대한 공감을 일으키고, 목소리를 낼 용기를 주는 크나큰 한 걸음이다. 앞으로도 이 활동이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공감의 고리를 넓혀나가기를 기원한다.

 

· 리커버리센터 김옥란 센터장

  리커버리센터 크루들이 행복공장의 평화통일 캠프(비더피스)를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대인기피로 인해 오랫동안 은둔했던 상황에서 벗어나서 잠시나마 연극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어울리면 참 좋겠다고 생각해보았습니다. 고립된 청년과 통일이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연극을 통해 과연 어떻게 표현이 될까?라는 호기심과 기대감보다 은둔 고립 청년들의 회복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에 집중하고 두 번의 연극 캠프 때마다 크루들 내면의 안녕을 확인하고 격려차 캠프 장소를 방문했었어요. 그러나 나의 걱정과 우려는 기우였고, 크루들은 홍천 캠프 자연의 환경을 너무 좋아하고, 모두가 연극에 집중하며 힘들어도 잘 견디고 버티며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그러나 더 큰 감동은 나의 눈물과 함께 공연장에서 터져버렸습니다. 십 대 청소년 시기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인정받지 못한 순간들, 왕따의 기억 그리고 억압과 폭력의 그때 그 순간들, 아픔을 아픔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그 순간들, 사랑이라는 이유로 가면에 숨겨진 폭언들,, 크루들은 공연 내내 연극이 아닌 실제 그 상황 속에 있음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해졌고 기억하기 싫은 그날의 기억과 그때의 억눌린 감정과 함께 공연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2부 순서로는 폭력과 억압당하는 부분의 연극 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관객이 배우가 되어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폭력 당하는 장면에서는 함께 힘을 보태서 폭력에 맞서는 상황으로 바꾸어보면서 배우들이 위로받기도 했고, 상황을 재해석해보며 인정받지 못했던 상황에서 인정하는 시간으로 상황을 바꿔보며 위로받기도 하면서 진정한 이해와 소통의 연결로 재구성되어 회복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고립된 청년과 통일이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에 대한 질문이 풀렸습니다. 방 밖을 나오지 못하고 은둔자가 된 자녀와 부모 간 소통의 어긋난 상황을 보면서 이미 부모와 자녀 사이에 오래전부터 38선이 그어져 버린 것 같습니다. 경쟁 사회의 불안이 고스란히 가정으로 그리고 개인에게 전달되면서 고립이 시작되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고립이 누구의 선택일까, 각자의 잃어버린 길을 되찾아야겠습니다. 나의 아픔과 버려진 38선 분단의 남과 북 고립의 아픔이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나와 가정의 평화가 곧 사회와 나라의 평화로 번져가게 되길 기대하며 통일의 소망을 다시 찾아가야겠습니다. 고립 청년의 평화와 조국 통일의 평화에 의미 있는 공연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문강분

  ‘은둔청년들이 굳게 잠겄던 문을 열고 세상에 나와 무대에 섰습니다. 스스로의 이야기가 울리는 진실의 힘으로 그 자리의 모두는 울고 웃고 서로를 얼싸안았습니다. 부모가, 친구가, 학교가 주는 유무형의 폭력으로부터 쪼그라들고 상처 받으며 스스로의 방에 갇히기를 선택한 그들의 이야기는, 경쟁적이고 적대적인 사회에 그들을 꾸겨 넣은 부모인 와 또 다른 어른들에게 처절하게 성찰하고 변화하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무대에선 그들은 이제 스스로의 상처를 서로 보듬으면서 투박하고 거친 부모, 분단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 많은 우리 사회에 오히려 따뜻한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Happymoon

 

· 최보라

  사전에 알고 있던 비피더스의 정보는 소외 청년 이야기를 다룬 통일 연극이었다. 처음 이 연극에 대한 소개말을 접했을 때엔 굉장히 의구심이 들었다. 남 북 통일과 소외 청년. 어떻게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주제를 어떻게 하나로 융합시킬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연극을 보고 난 후에 완전히 해소되었다. 영혼 상태의 안중근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연극은, 다양한 것들을 조명했다. 도시 행인들의 마음의 소리부터 문제가정, 소외 청년들 개개인까지. 극에 등장한 청년들은 저마다 뇌가 쿵할만한 이유가 있었다. 부모님들의 잘못된 양육방식이나 학교 폭력, 외부로부터의 편견과 선입견 등이 그 이유였다. 어쩌면 내 주위에도 있을법한, 혹은 나에게도 일어났을법한 그런 사건들. 그래서 그런지 더욱 그들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고, 연극을 관람할수록 내 나름대로 청년 개개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청년들의 이야기가 꾸며낸 것이 아닌 실제라서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본인의 트라우마를 타인들에게 내보이는 데에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 부분에 많은 존경심이 들었다. 평화를 사랑하는 독립운동가 안중근이 청년 개개인을 찾아가 토닥여주었을 때에는 저도 모르게 그들을 응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소외 청년들이 껍질을 깨고 알에서 나오려는 몸부림, 그 몸짓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숭고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이 극을 보고 가장 먼저 내 뇌를 관통한 단어는 통신이었다. 인간 내면의 슈퍼에고와 이드 간의 통신, 가족 구성원들 간의 통신, 사회에서의 통신, 더 나아가서는 남한과 북한까지. 통신 불량이 만연한 세상이다. Communication, 통신이라는 뜻을 한자로 풀면 통한다고 '믿는 것'이다. 언어라는 매개를 사용하는 이상 우리는 절대 타인들의 의도와 감정과 생각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그저 추측만이 허용될 뿐이다. 그렇기에 모든 인간은 일정 부분 자폐이며 각자의 독방에 갇혀 사는 죄수들이다. 하지만 그날 비피더스를 관람하는 순간만큼은 그들과 내가 통신된 느낌, 뇌가 연결된 느낌을 받았다. 굳이 언어를 통하지 않아도 그들의 마음이, 떨림이, 뇌의 울림이 전해졌다. 숭고한 용기는 때로 기적을 만들어낸다. 그날 내가 그들과 하나 되었듯이, 남한과 북한도 서로에게 연결될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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