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소식 영등포교도소에서_ 2학기 첫 번째 '악수'

엄지
2010.10.08. 15:27
1334
0

2학기 첫 번째 영등포교도소 문화예술프로그램

*시간 : 2010. 9. 7. 화.

*장소 : 영등포 교도소 인성교육실

*주최 :사단법인 행복공장

*주관 :사단법인 행복공장 /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

*참가자 : 바람(노지향/주강사), 엄지(김현정/보조강사), 함께라면(권용석/행복공장 대표), 펭 귄(전행오/행복공장 사무국장)

곰, 별바라기, 진짜사나이, 북파공작원, 미카엘, 날으는 점돌이, 꼴통, 희망, 대감마님, 넌 누구냐(이상 재소자 총11명, 인권위 설문조사 참가로 소, 와보노, 오뚜기, 칠성 결석)

정리 - 엄지

덥고도 더웠던 여름방학 후 다시 시작하는 연극수업 첫날. 긴 쉼표 후의 새로운 진행형으로의 진입. 칠팔월의 방학 중 행복공장측과 연극수업참가자들과의 1대1 면회가 3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었고, 몇몇 참가자들의 편지를 통한 소식도 간간히 전해졌었다.

폭풍 후 강렬한 햇살이 비치는 이른 아침, 상반기 때와는 다른 공기와 풍경을 담고 있는 영등포소를 찾았다. 강당안. 못 본 사이에 검게 탄 피부, 달라진 머리스타일, 살이 빠진 체구 등.. 상반기 때와 달라진 모습을 한 참가자들이 의자를 원형으로 배열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반가움을 담은 눈길과 악수, 인사를 주고 받은 후 의자에 앉아 그간의 소식을 짧게 나눴다.

101008 hands.jpg 악수

운동과 다이어트를 열심히 했다는 이야기, 피부트러블로 고생했던 이야기, 동생이 더 좋은 직장 취직해서 좋다는 이야기, 그간 안좋은 일도 있었는데 행복공장의 면회가 마침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 몸이 아픈 이야기, 노래를 가르치며 오히려 자신의 생활이 밝아졌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번 여름이 너무 더워서 지내기 힘들었다는 이야기 등이 오고 갔다.

그리고 시작된 ‘얼음땡’ . 방학의 공백 때문인지 얼음땡 초반에는 게임 규칙을 약간 헛갈려하기도 소극적 움직임을 보였지만 점차 그런 분위기가 풀려갔다. 하지만 방학 전 ‘날아다니던’ 적극성과 역동성은 여전히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어서 진행된 ‘찰칵찰칵’에서는 ‘쥐-고양이 변신’ 버전까지 진행되었는데, 북두칠성과 펭귄이 술래를 반복하게 되어, 많은 웃음을 자아냈다.

‘천사-악마’ 게임에서는 진사를 가운데 두고 두 모둠이 마주보며 나란히 일렬 종대로 움직이는 어이없는 상황이 반복되어, 배를 잡고 웃기도 했다.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던 여러 게임으로 맘과 몸을 푼 후, 바닥에 둥글게 둘러앉아 한 장씩 나눠가진 하얀 종이 위에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참가자 모두가 한부분씩 첨가해서 완성하는 ‘가장 추한 그림 그리기’를 시도했다. 종이를 옆으로 돌려가며 그리는 이 작업에서는 서로 웃고 떠들고, 남의 그림을 흉보기도 하고, 일부러 장난을 치기도 하는... 분위기였지만... 각자 자신의 그림에 높은 집중도를 보이며 진행되었다.

이어 진행된 ‘수호동물 그리고 글짓기’에서 등장한 동물과 그 동물이 연상시키는 단어, 그 단어를 조합한 글은 다음과 같았다.

·말

; 달려! 자유, 섹시, 슬픔, 힘, 공포, 초원, 부드러움, 재갈, 바람

“초원! 슬픈 바람이 부는 곳 재갈 문 말들이 달려! 달려! 자유찾아 힘차게!”

· 소

; 즐거움, 행복, 친구, 우정, 살림, 품앗이, 일꾼, 공부, 동행, 금(金)

“즐거움과 행복을 함께 추구해 나갈 수 있는 영원한 친구

함께 살림하고 공부하고 동행할 수 있는 친구”

; 희망, 인내, 듬직함, 친근, 정, 편안함, 귀여움, 묵묵, 버릴 게 없다, 일을 잘한다

“예로부터 소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동물로써 희생적이고 참을 줄 알며 묵묵히 일을 잘함은 물론이요 정 또한 많아 오늘날까지도 맛있게 먹는다.”

· 독수리

; 무서운 발톱, 무서운 짐념, 강력한 힘, 눈, 끈기, 땅, 하늘, 속도, 먹이, 날개, 절벽

“ 먹이을 잡기 위해서 하늘높이 속도를 내서

무서운 발톱으로 땅 위해 있는 것을 잡는 끈기있는 짐념”

· 솔개

;높다, 멀리본다, 시원하다, 절개가 있다, 새롭게 태어난다, 고통을 견딘다, 용감하다, 날카롭다, 배울 것이 많다, 닮고 싶다, 포기가 없다, 죽음을 두려워 않는다

“저렇게 높이 날면 아름다운 세상을 마음것 멀리 볼 수가 있겠다. 무엇보다 배울 점이 많은 것은 주어진 시간을 거슬러 인내를 통해서 또한 큰 고통을 겪고 난 후 또다시 몇 년을 살 것을 위하여 포기없이 바위에 자신의 부리와 발톱을 부수는 엄청난 고통의 시간 그 시간은 장장 육개월이란 시간이 흐른다 한다. 그래서 어는 것보다 배울 것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이 시간을 저런 자세로 살아야겠다. 멋있는 새 솔개~”

· 이빨 빠진 호랑이

; 느긋함, 초연, 어리버리, 외로움, 친근, 해학, 관조, 지혜, 무장해제, 허허실실

“어리버리 허허실실 잘 바라보며~”

· 용

; Z, 칠성구, 보름달, 꼬리, 캡슐

“구름에 가리운 듯 보름달 서기를 발할 때 칠성구 빛과 힘을 받아 하늘로 날아오르누나”

· 늑대

; 멋있다, 고독하다, 자기 것(여자)을 끝까지 지킨다, 의리있다, 용맹스럽다, 사납다, 단결심이 강하다, 충성스럽다, 길들여지지 않는다. 호감스럽다

“사납고 용맹스럽지만 자기 것을 끝까지 지키는 의리있는 사람이 되겠다.”

101008 dogs.jpg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