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옥에서 온 편지 2] 고마워라. 나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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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happitory.org/relay_intro 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 2] 고마워라. 나만의 시간
봄 산독방에 앉아 무심코 건너다본 산진록의 소나무 무리만 뚜렷하다모든 잎을 떨구어 갈색으로 하나인 또 다른 무리이제 봄이 성큼 다가와저마다 잎 꽃 피우면하나인 듯한 저 무리도백 가지 천 가지 생명 뽐내겠지
"내가 지금부터 1년 밖에 못산다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은?"그림을 그리고 제목을 붙여보라고 하지만 글로 써볼게요. 당연히 가장 먼저 당신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겠지요. 그리고 그것을 온정성을 기울여 하고 싶어요. 당신이 무엇을 하자고 할지 상상해보아요. 1년이라는 제한된 시간이니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가려서 해야 하니까요. 무엇보다 먼저 볕이 잘 들고 문을 열면 풍광이 고운 방부터 마련해서 거처를 옮겨요. 새소리를 들으며 깨어나고 별을 헤아리다가 잠들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주말이면 당신이 좋아하고 보고싶은 뮤지컬이나 음악회에 갈래요. 공연에 가는 길에 꼭 보고 싶은 전시회도 들러요. 세끼 모두 당신과 함께 맛난 음식을 만들어 먹을래요. 딸들이랑 친구들을 초대해서 같이 먹는 날도 있어야겠지요? 도저히 우리가 할 수 없는 요리는 찾아가서 먹고요. 여행은 국내여행을 하고 싶어요. 나도 운전면허가 있으니 교대로 운전하면서 아직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곳을 찾아다니고 잠자리도 숙박업소보다는 민박이나 텐트에서 자고요. 같이 춤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요? 요란하고 급한 춤은 말고 당신과 내가 함께 출 수 있는 춤으로요. 나는 지금껏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신만을 위한 콘서트를 준비할래요. 이미 예약된 "시월 그 어느 멋진 날에" (노래제목이 맞나요?) 뿐만 아니라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연습해서 불러줄게요.
1년의 마지막 날에는 당신의 방, 우리의 방에서 '함께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할래요. 하루 가지고 부족하겠지만 다 이야기하지 못해도 상관없지요. 우리가 이미 살아온, 행복이니까요. 그리고 늘 그랬던 것처럼 당신과 행복한 사랑을 나누고 달콤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 거예요. 손을 꼭 잡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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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
http://www.huffingtonpost.kr/happitory/story_b_156018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