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하루 [참가후기] 나를 만나는 하루 8월 (2023.08.7~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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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사실 해외에서 24시간 독방을 지내는 프로그램을 많이 봐왔지만, 한국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몰랐고, 내가 실제로 독방 생활을 할 줄도 몰랐다.
이곳에 있으면서 운동도 해보고, 잠도 자고, 글도 써보고, 책도 읽고…
일상에서 할 수 없던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들을 누릴 수 있었고 혼자 생활하며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 볼 수 있었다.
학업, 교우관계, 진로 등의 문제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해봤으며, 가끔 혼자 화를 내기도, 혼자 슬픔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문득 이번 하루 동안 가장 많이 떠오른 한마디,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진짜 행복이 아닐까?” 나는 앞으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곳을 운영하시는 분들 모두 친절하셨고, 시설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홀로 방에서 지내다가 먹은 음식들도 매우 맛있었다.
이런 세세한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 하루가 더 빛날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내 나이가 아직 어려서 걱정거리가 적으니 훗날 내가 나이를 더 먹으면 이곳에 다시 오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좀 더 힘든 시기에 다시 와보고 싶다.
김**
매미 소리 들으며 끄적여 본다.
24시간이 길게만 생각되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지난 듯하다.
여러 고민 갈등 속에 진행 중인 문제로 아직은 답을 얻지 못했으나 차분하게 생각해 볼 여유는 충분한 것 같다. 방명록을 읽어가다가 흔적을 남기며 볼펜 가는 대로 쓰고 있었다.
‘살면서 많은 시작이 있고 마무리하기 위해 삶을 쓰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임무를 통과하는 것처럼 큰 문제였으나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시작이고 보상받고 다음으로 이어져가는 삶 같다. 그 생각을 할 때쯤 창문 너머 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중심의 본 나무에서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잎이 생기고 가지가 올라온다. 나의 삶도 나무와 같을까?
대면하는 많은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살아갈 때 한가지 두 가지가 본 나무에서 솟아나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 잎이 피워진다. 위로도 성장해야 하겠지만 옆으로도 풍성한 가지로 뻗어가야 한다. 내가 본 뾰족한 소나무 뒤로 밤나무가 보였다! 이왕이면 유실수가 더 좋겠다:) 나눌 수 있고 줄 수 있는 그런 나무가 되고프다.
독방에서의 시간은 1인이 사용하기에 충분했다. 단지 바닥 생활이 익숙하지 않아서 배기고 허리도 불편하고 ^^: 방에 강의실 의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원하는 이들에게만 제공된다면). 산 전망이나 3층이라 하늘이 보여 좋았다. 햇빛도 많이 안 들어 더 편안함^: 방에 강의실 의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원하는 이들에게만 제공된다면). 산 뷰이나 3층이라 하늘이 보여 좋았다. 햇빛도 많이 안 들어 더 편안함.
윤**
인생 처음으로 경험하는 독방
문은 잠겼으나 마음은 편안하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풍경과 따듯한 섬김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기네요.
나를 들여다보기가 1박 2일은 좀 짧은 거 같네요.
행복공장에서 많은 사람이 행복을 찾기를 기도합니다.
김**
평소 직업 성격이, 생각이라는 공간에 머물러 사색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거라, 사실,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일 이런 게 느려지고 줄어들진 않고 갈수록 더 쫓기고 쌓이다 보니, 공간은 정리가 안 되고 시간을 빼앗기듯 그렇게 시달리며, 감정노동과 함께 지쳐갔습니다.
익숙한 걸 싫어하거나 불편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얼마나 있을까요?
그런데도 그 익숙함에 넌덜머리가 나고 떠나고 싶을 EO가 있더라고요.
확신은 있는데 힘이 다 떨어져서, 변화는 있는데 희망은 너무 희미해서…
사람이 좋은데 사람이 싫어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렇게 진짜는 별로 없어지느냐고 보면 허무한 자기 위안, 유통기한 지난 디퓨저 같고.
집으로 돌아오면 정리도 다 못하고, 압박감인지 책임감인지 모를 것에 잘 쉬질 못합니다.
쉬는 게 뭔지 알고, 쉴 줄도 아는데, 쉬질 못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이 익숙함에서 멍때려 볼 수 있었고, 조금 쉬어볼 수 있었습니다.
땡 큐요.
강**
처음 이곳에 온다고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사실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었다.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미있거나 유익한 활동도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원을 빼서 하는 게 이런 혼자 있는 거라는 게 조금 마음에 가책이 들기도 했다.
우선 그냥 이 활동을 딱 2시에 시작했을 때 내가 가장 맨 처음으로 했던 것은 이전 독방 수감자들의 낙서장 읽기였다. 낙서장에는 나가고 싶다는 내용도 적혀 있는 반면 이곳에서 자신이 얻게 된 내용, 또 이곳을 나가면 하고 싶은 다짐 등등이 써있었다.
나는 그 낙서 중에서도 한 사람의 다짐이 기억에 난다. 그 사람의 다짐에는 아버지께 잘해야지, 아내에게 잘해야지, 친구에게 잘해야지. 이런 내용이 써 있었는데 이걸 보고 느낀건 이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나만 온전히 바라보기 위한 이 독방에서, 남을 위한 다짐을 끄적거리고 있는 게 이런 상황에서조차 자신을 챙길 여유가 없는 거 같아 너무 마음이 아팠다. 또 아버지 같기도 해서 너무 안아주고 싶었다.
그냥 이런 낙서장 세 개를 쭉 읽고 나니 몸이 노곤하여 잠에 들었다.
한 한 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나니 정말 할게 없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냥 눈에 띄는 글씨는 모조리 읽기 시작했다.
여기 들어올 때 받은 공간 사용 안내, 일정표, 명상을 위한 시 등등. 이것 조차도 다 읽고 나니 그냥 멍때리게 되었다.
그렇게 저녁 들어올 EO까지 한두 시간을 진짜 계속 멍만 때린 거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눈앞의 나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맨 처음으로 한 생각은 아름답다는 생각이었다. 그냥 눈앞의 초록빛도 너무 아름다웠고 들려오는 매미 소리도 아름다웠다. 어쩌면 그냥 지금의 상황이 아름다웠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아름다움 속에서 앞에 놓여있는 차가 먹고 싶어져 차를 우리게 되었다. 우려진 차는 부드러웠고 구수했다.
이 산속과 너무 잘 어울리는 향이었다. 그렇게 서너번 차를 우려먹고 나니 또 할게 없어져 다시 멍을 때렸다.
그리곤 어둑어둑해진 바깥을 보며 잠자리에 누웠다.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며 느낀 점은 시간도 모르고 같이 온 사람들이 뭐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은 채 내 일상을 놓고 있었다는 점이 그냥 놀라웠다.
바쁘게 돌아가는 이 대한민국 속 모든 생각을 비우고 그냥 가장 ‘나답게 있었던 것 아닐까.
그래서 이 상황에 감사하게 되었다.
백**
같이 참가한 참가자들은 학생이고, 목회자이며,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인 반면
저는 가정주부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거나 하면 산책이나 홀로 갖는 시간이 있어서, 집에서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하루의 의미보다는 일상에서 전자기계를 없앤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에어컨이 약해서, 강한 햇빛이 있어 좀 더웠습니다. 선풍기 소리 덕에 잠자는 게 힘들었고요.
오히려 앞에 있는 넓은 정원과 곳곳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이며 각종 나무가 저에게는 위안이었네요. 정원에 심어진 나지막한 나무 아래, 이곳을 설계하시고 예쁘게 만드신 분이 묻혀 계신 것처럼 보이던데… 오롯이 자기 행복을 찾아보라는 설계자님의 마음이 담긴 1.5 평의 작은 감옥, 저보다는 함께 한 고1 자녀들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즐기고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정성스레 준비해 주신 식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설계자(설립자)분의 마음이 불안한 현대를 사는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려져 나를 찾는 특별한 경험이 있는 행복공장에 오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번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