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집중인터뷰-행복공장 권용석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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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집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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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 정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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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사단법인 행복공장의 이사장인 권용석 변호사 모셨다. 심신을 가두되 치료를 위한 사설교도소 올 봄에 문을 연다고 하는데 시설, 소재지 등 간단한 정보를 알려 준다면?
권용석 이사장: 홍천에 건물 짓고 있고 2500평 330평 규모로 건물 중 하나가 감옥 형태로 지어진다. 건물 안에는 2평이 채 안 되는 독방이 전부 32개가 들어간다.
사: 건물 1동이 감옥인가?
권: 1동은 감옥 형태의 건물이고, 나머지는 사무실, 스텝과 관리인 숙소, 강당과 식당 등 부대시설이 들어간다.
사: 하필 감옥이란 이름을 쓰신 건지? 감옥이란 공간을 구상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권: 실제로 사람들을 가둔다. 가두는 것이 프로그램의 특징이 될 수 있다. 가둔다는 것이 몸을 가두는 것이지 마
음까지 가둘 수는 없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지방에서 검사하면서 일주일에 100시간 가까이 일한 적이 있는데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에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곳, 제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곳으로 교도소 독방을 처음 생각하였고, 그 생각이 이어져 명상 공간, 성찰공간으로서 감옥을 생각하게 됐다.
사: 검사 시절의 경험으로 감옥이란 공간이 익숙해서 그런 건가? 검사 하면서 감옥에 많이 가보았는지?
권: 감찰 차원에서 감옥은 여러 번 간 적이 있어 감옥이란 공간이 약간 익숙한 것은 사실이다. 검사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면이 있을 것이다.
사: 감옥 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인가?
권: 프로그램은 신부님이 진행하게 될 텐데, 특정 종교의 색채를 띄지는 않는다. 자기가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기억들을 떠올려 내보내는 것, 자기 안의 상처, 집착에서 해방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다. 다만 자신이 원치 않으면 독방 안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아도 좋다. 자기가 나름대로 기도를 하거나 참선을 하거나 하루 종일 잠만 자도 된다. 그런 의미에서도 자유롭다.
사: 위 프로그램이 명상과 자기 치유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권: 저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나누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바쁘게 정신없이 살다보면 마음도 따라서 이리저리 흔들리게 된다. 교도소 독방이란 공간은 몸이 멈추고 마음도 멈추어 흔들리는 마음을 잘 관찰하고 자기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교도소를 국립선원이란 말을 쓰고, 실제로 그 안에서 생활하면서 깨달음과 지혜를 얻은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영복 선생님이나 법륜스님, 박원순 시장과 같은 분이 수감생활 속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으신 것 같고...
사: 종교인도 함께 하는가?
권: 신부님도 계시고, 목사님도 계시고, 스님도 함께 하신다. 프로그램 만들고, 건물 짓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의
견을 주고 계신다.
사: 종교인의 수행방법과도 비슷한데, 행복공장이란 이름을 만든 이유는?
권: 행복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사실은 내 안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고 찾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행복해진다면 이것 역시 행복을 만드는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행복공장이란 이름을 붙였다.
사: 내 안의 감옥이 경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어필할거라고 보는가? 자신을 감옥에 가둔다는 것에 거부감도 있을 텐데?
권: 거부감이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건물명을 감옥이라고 했는데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이 많아 명칭을 내안의 감옥으로 바꾸었다. 우리 자신들을 옥죄는 여러 굴레들, 집착들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워지자는 것이 감옥 프로그램의 취지이다.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승자독식인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경쟁에서 앞서가는 사람이나 뒤쳐진 사람 모두 안 행복해 보인다. 저희가 하는 감옥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휴식과, 자기 자신에 집중하며 자기 삶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할지 잘 모르겠다. 걱정도 된다.
사: 파일럿 프로그램 운영하면서 사람들의 반응은?
권: 4차례 실시한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많이 가벼워지고 편안해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대체로 긍정적이었던 것 같다.
사: 온 사람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권: 대부분 저의 지인이나 행복공장 후원회원들이었다. 시범실시였기 때문에 외부에 널리 공개해서 참가자를 모집하지는 않았다.
사: 이런 시설을 세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간단한 이력소개를 해 달라.
권: 92년에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시작해서 2002년까지 만 10년 검사생활을 하였고, 이후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였고, 2009 행복공장을 설립하여 함께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사: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업을 가진 건데, 언제부터 치유명상에 관심 가지게 된 건지,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권: 특별한 계기는 잘 모르겠지만, 검사와 변호사하면서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 자신이 안 행복하고 주변사람들이나 소위 잘나가는 선배,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안 행복해 보였다. 남들이 웃을 때 기분좋아지지 않나. 저도 행복해지고 남들도 행복해지는 길이 없을까... 이런 생각에 피정도 가고, 템플스테이도 가고, 인도와 미얀마까지 갔던 것 같다.
사: 행복하지 않았다? 어떤 사건이 있었나?
권: 그런 건 아니고, 검사라는 직업 자체가 저한테 안 맞는 면도 있었다. 검사는 사실을 밝혀서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고, 억울한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좋은 직업이다. 그러나 수사를 하다보면 범죄만 미워해야 하는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까지도 미워진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저에겐 힘든 일이다. 요즘 검사들이 욕을 많이 먹는데 대부분의 검사들은 나름대로 정의감도 있고 또 아주 성실하다. 그리고 검사들은 야근도 많이 하며 몸과 마음이 지치면서도 자기를 돌아볼 시간이나 여유를 갈 갖지 못한다. 그런 면은 변호사들도 비슷할 것 같다.
사: 요즘 검찰이 논란이고 욕을 많이 먹는데 소감은 어떤지?
권: 검찰이 제게는 친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애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몇몇 정치적인 사건 등을 잘못 처리하면서 욕먹는 모습이 안타깝다. 저는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많이 한다. 검사된 것은 이미 출세한 것이니 자리 탐하지 말 것.. 법조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잘 듣되 결정은 자신이 하는 것, 그리고 빚쟁이가 되지 말 것 등. 당당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면에서 빚쟁이가 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사: 검사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
권: 신임검사를 위한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 구형을 하고 선고를 하는 검사나 판사들이 구속이 무엇인지, 수감생활이 무엇인지 한 번쯤 경험하면 좋을 것 같고, 그런 의민에서 판사나 검사를 상대로 교도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생각도 하고 있다.
사: 검사시절부터 여러 가지 자원봉사, 사회구호 생활을 앞장섰다고 하는데?
권: 사회구호활동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다. 다만 인천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파견형사, 직원, 검사 등 10여명
이 결식아동과 조손가정을 돕는 활동을 했고, 제주지검 근무 시절 검사 및 직원들과 제주보육원 원생들을 도와주는 일을 했다. 저희는 보육원생들과 함께 마라도, 우도로 여행도 하면서, 장차 보육원생들이 자라나 직장도 찾고 결혼도 해야 할 때 스폰서 같은 역할을 우리가 해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사: 현재의 활동에 대한 아내와 가족, 주변 분들의 우려는 없었는지?
권: 가족으로는 처와 아들이 있는데, 제 생각을 잘 이해해주고 응원하는 입장이다. 특히 제 처는 행복공장이 하는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도맡아 한다는 점에서 행복공장의 동업자이기도 하다. 다만 건물을 지으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돈이 많이 들어 부담스러운데, 제 아들은 혹시 집까지 팔고 감옥 건물에서 생활해야 되는 것은 아닌지 농담 조의 말을 하기도 한다.
사: 어느 정도 예산규모인지?
권: 땅은 이전에 사둔 땅이라 따로 돈은 들지 않고, 건물만 짓는데 20억 원이 소요된다. 제가 벌어놓은 돈 거의 대부분이 들어가고, 제가 속해있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제 형제, 친구들, 지인들, 그리고 행복공장의 이사진들이 후원을 하고 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
사: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 많아진 이유가 무엇일까?
권: 지나치게 경쟁적인 사회 속에서 승자와 패자 모두 상처를 입는 것 같다. 어떤 지위를 얻거나 어떤 자리에 오르거나 많은 돈을 벌면 행복하냐? 예스라고 말하기 힘들 것 같다.
사: 승자도 상처 입는다 라는 말이 와 닿는 말인 것 같다. 내 안의 감옥에서 많은 분들이 치유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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