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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남자사람

 

에니어그램.

 

일단 재밌다.
내가 어떤 사람이다라는 것은
쾌, 불쾌를 떠나 알고 싶어 근질근질거리는 호기심을 유발한다.
또한 내가 아는 사람은 어떻다라고 하는 것은
판단, 이해의 범주를 떠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재미가 있다.

나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원래의 나,
... 시와 소설을 좋아하기 전의 나,
사람들 앞에서 크게 소리내어 웃기 전의 나,
축구하기 전의 나,
사랑하기 전의 나,
지금은 의식, 무의식적으로 잊어버리고 가려버린 나,
그리고 여전히 뿌리깊이 남아 있는 나.

그런 나는
이뻐 죽겠다는 표현임에 틀림없었을 아빠의 머리 쓰다듬기를 죽도록 싫어했고
읽을 거리가 없으면 허전해서 뭐라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녔으며
서점에 가서 수없이 꽂혀있는 책들을 바라만 보아도 좋았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는 것이 불편하고 또 그런 감정을 받는 것 역시 불편했다.
쉽게 화내고 웃고 우는 사람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내게 감정을 요구하는 사람은 피하고 싶었다.

어떤 것을 바라보거나 듣게 되면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고
세부관계를 그려보는 작업이 어렵지 않았고
또 그런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발표나 시험 전 해당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혹 그런 일이 발생하면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타인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고
반드시 어떤 방식으로든 나의 의사를 전달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 새롭게 사는 것은 싫었고
돈이 생겨도 바로 쓰기보다 일단 모아두곤 했다.
이유가 없는 행동이나 생각없는 말을 싫어했고
꼭 그것을 알고 싶었다.

그런 나는
시와 소설을 읽으며 다른 사람, 다른 존재가 되는 연습을 하며
감정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소중한 인연은 글로 표현하던 감정을 현실 속으로 끄집어 낼 기회를 주었으며
나의 한계에 끊임없이 부딪히는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얼떨결에 맡은 반장은 사람들 앞에서 행동하는 기회를 주었고
유들유들한 태도와 화법을 배울 수 있었다.
여전히 마음 맞는 소수의 친구와 만나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어느 정도 여유롭게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점차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웃음소리를 따라했다.
이빨이 보이지 않던 일자미소는 푸하하 크크크 다양한 변화를 보였다.

신중하고 침착한 일관성 있는 태도는
공을 차는 운동장 위에서 일변하여
마구 소리지르고 땅에 굴러도 마냥 좋은 해방감을 만끽하는
자유롭고 분방하고 거친 내가 되었다.

그런 나는
좋은 상태일 때 사교적이면서 냉철하고, 열정적이면서 침착했다.

한편
나쁜 상태일 때 고립적이면서 냉소적이고, 끊임없이 중독적인 새로운 것을 찾았다.

이를테면 나는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5번 유형이다.

사실 에니어그램을 정식으로 듣기 전에도
나는 몇 번일 것이다, 너는 몇 번일 것이다
많은 말을 들었다.
재미, 흥미 위주로 받아들였고
깊은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듣고 보니
숫자로 "OO이는 *번이야"라고 하는 것에 담긴 폭력성에 민감해진다.
굳이 유형을 분류하는 것이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번호를 붙이는 것은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고 오랜 기간을 들여야 한다.

만약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번으로 생각이 된다 하더라도
내가 그 사람의 유년기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꾸준히 보고
소통한 것이 아니라면
지금의 모습은 이런 저런 껍질이 덧씌워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아는 저 사람은 이렇다
라고 하는 것
너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규정하는 것은
결코 단기간에, 타인에 의해 행해져서는 안될 것 같다.

에니어그램의 본질은 이런 게 아닐 거다.
에니어그램을 내가 더 잘 알고 모르고의 문제도 아니고
그 사람을 더 잘 안다거나 모른다거나 인식하는 문제도 아니다.

나와 타인에게 번호를 붙여 재단하는 행위에 담긴 것이
그저 내가 알고자 하는 욕망에 지나지 않는지
내가 더 잘 안다고 과시하고 싶은 허영에 지나지 않는지
알아차리는 것,
당사자의 확신이 아니라면 쉽게 넌 이거야 라고 하지 않고 삼가는 것

뭐랄까.
난 나와 다른 사람의 유형을 찾는 것보다는
이러한 것들이 더 신경쓰이고 조심스럽다.

평화와 성장,
굳이 에니어그램의 목적을 따진다면 이런 게 아닐까?
분석과 규정, 지식과 자료
이런 도구에 목적이 휘둘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해야겠다.

 

 

8번 여자사람

이틀동안의 에니어그램 수업은 나에게 많은 것을 알게하고 버릴수잇게 해주었다

그동안 몰랐던 나의 무의식을 알게되면서 조금은 안쓰럽고 고맙고그랬다

그리고 그 무의식을 숨기기위해 했던 나의 포장들까지 안되보이고 또 고마웠다...
...
보통 평범한 여자로 살고싶던 나에게 여장부 기질이란 정말 받아들이고싶지않았으니까....

어렸을때부터 이 감당안되는 에너지를 느끼긴했었다
무섭기도했고 어리석고 어린 나로써는 그저 억압하는것밖에 그리고 내가 되고싶은 모습으로 꾸미는것으로 꾸욱 누르고 살아왔다~~

그래서 에니어그램으로 나의 번호를 찾을때 혼돈이 왓던것같다
내 포장지를 찾아 간번호의 그룹에서 정말 답답함음을 느끼고 그 자리를 떠나고싶었했다

그런데 내 번호를 찾아가자 난 바로 평안함을 찾았다!!!@@@

그동안 그렇게 아니길바랬던 피하고팠던 번호였다~~

아마 혼자 에니어그램을 공부했다면 아마 내번호를 재대로 찾아가지 못했을것이다....내가 되고픈 번호에 나를 맞추고있었을것이다

그러나 다른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 잠시 헤매긴햇지만 내번호를 찾아가게되면서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내 행동들에 답도찾게되고 인정하게되었다

아무리 내가 여성스러워지고싶어 노력을해도 본능은 숨길수가없나부다

기센여자,강한여자,여장부,장군,ㅋㅋㅋㅋㅋ

그래 나 여장부다 "독립적인자세" 이제 이렇게 외쳐봅니다
나 "여자강호동이다"라고^^

나와 같은 내 주변에서는 찾기가 힘들다고하여 좀안타까웠지만..
이 묵직한 에너지 잘 갈고딱아 좋은 일에 잘쓰여보렵니당당^^!!@@

그래도 희망적인건 이런나를 아주 작게 만들어버리는 존재들도 있을음 알게되어 기쁘다...!!!!@@@

상처를 정확히 볼수있게되자 처방전도 아주 깔끔하더군요^^!!
여러분도 한번 에니어그램 체험해보삼!!!!! 적극 추천함다^^
 
 
두분 다 제가 아는 분들이라서 소개 해드렸는데
5번의 남자사람의 주변에선 에니어그램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사람을 번호로 보는 내 모습을 주의해야 겠다고 하더군요..
동감합니다.
 
8번여자사람.
8번답게 야! 니 덕분에 좋았어.
밥사께~
 
말끝나기 무섭게 밥 주셨습니다. ^^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송이의 꽃도 아름답지만 다양한 꽃들이 모여 꽃밭을 이루면 더 아름답듯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날 까지
에니어그램 퐈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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