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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감옥에서 온 편지 3] 깜깜한 상자 속의 한 줄기 빛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happitory.org/relay_intro 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 3] 깜깜한 상자 속의 한 줄기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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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감옥〉,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나는 누구이고 내가 진정으로 느끼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1박2일, 20시간 동안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생활에 있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무언가 지속적으로 꿈틀대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분명히 내 속에는 무엇인가가 생겨났다. 지금부터 그 이야길 하고 싶다.
 
처음 〈내 안의 감옥〉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을 때, 너무나도 단순하게 '그냥 내방에서 혼자 있는 것과 뭐가 다르지?' 라고 생각했다. 나보다 먼저 경험한 회사의 대표님과 후배가 적극적으로 추천할 때에도 '뭐 괜찮나보네~'하는 미적지근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대표님의 권유!! "너, 행복공장 홍천수련원 '내 안의 감옥'에 갔다 와"... 흠... '오랜만에 얻은 주말을 홍천에서 보내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으로 처음 찾게 된 〈내 안의 감옥〉. 사실 썩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참석한 자리여서 오랜만에 핸드폰도 두고 잠이나 실컷 자고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찾아갔던 것이 크다. 물론 그 마음은 행복공장 이사장님, 직원분들, 그곳을 찾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생각보다 밝은 분위기와 산책로, 잔디밭, 갈대밭 등을 보면서 순식간에 풀어졌다. 그래도 잠은 자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내 안의 감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그만 방에서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하루를 보내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이사장님과 원장님의 가르침을 고이 받아 드디어 입감? 되었다. (아! 여담으로 말하자면 방에 들어가기 전에 먹은 점심은 너무너무 맛있었다!)
 
방에 들어와 혼자만의 처음 두어 시간은 괜찮았다. 방안에 비치된 차를 마시며 너무나도 마음 편해지는 창밖 풍경에 정말 제대로 쉬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진 두어 시간은 그 동안의 피로 때문인지, 밥을 먹고 난 다음이라 그런지 정말 오래간만에 맞는 꿀맛 같은 낮잠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아주아주 맛있는 저녁식사! 바나나+아몬드 쉐이크와 삶은 고구마 한 개.. 딱 한 개!!!(양이 조금... 배가 고팠다....) 맛은 정말 좋았다! 
그렇게 맞이한 어둑어둑한 저녁,, 나의 시간은 그때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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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방안, 방안에는 TV도 핸드폰도 읽을 책도 없다. 오로지 처음 들어올 때 받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내용의 워크북과 낙서장 그리고 펜이 전부였다. 지루했다. 무엇을 해야할지 알지 못했다. 스트레칭도 해보고 조그만 공간에서 왔다갔다 걸어도 보고 잠을 청해보다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워크북을 들어 내용을 살펴보았다. 나의 인생을 그래프로 그려보는 페이지,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을 더듬어보는 페이지,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페이지 등등. 처음에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지하게 그 물음들을 생각하고 써내려가고 있는 나를 보았다.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할까? 나에게 행복은 무엇인가?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은 어땠는가?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나는 34년간 단 한 번도 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또 하나 나에게 행복했던 기억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확하게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렸을 적 친구들과 시덥잖은 장난을 치며 깔깔거리며 웃었던 그런 기억들이 지금의 내가 보기엔 행복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막연하게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남과 비교해가며 '쟤보다는 내가 더 행복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 생각들 속에서 나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 행복을 찾고 싶었다. 결국 나는 스스로 답을 찾진 못했다. 20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 찾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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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감옥 20시간, 그리고 워크북.. 이 속에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 하나의 페이지가 있다. 80세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방안에 가지고 들어간 워크북 거의 모든 페이지를 썼다. 길이가 길든, 짧든 심지어는 메모 페이지에까지 그림을 그리며 채웠다. 하지만 이 페이지만큼은 단 한 자도 쓰지 못했다. 이 페이지에서만 몇 시간을 보냈다. 80세의 난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80세가 되기까지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단 한 가지도 생각을 이어가지 못했다. 깜깜한 밤, 홀로 있는 방안. 나도 모르게 너무 갑갑해졌다. 마치 그 어느 것도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깜깜한 커다란 상자 속에 홀로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무서웠다.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 상태로 밤을 보냈고, 어떻게 잠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명상음악이 나오기도 한참 전에 눈을 떴다. 그리고 어제의 생각을 다시 이어갔다. 어제 그 경험은 무엇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그만큼 내가, 미래가 불안정하다는 것이고 내 마음에 어두운 상자 하나가 있다는 것이다. '정말 이대로 가면 나의 미래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수 있겠구나, 아직 방법은 모르지만 나의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노력을 해야겠구나, 그 깜깜한 상자 속에 한 줄기 빛을 만들어내면 정말 행복하겠구나, 그것이 아직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원하는 행복은 그 한줄기 빛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20시간의 내 안의 감옥 생활을 마쳤다.
 
요즘 나는 그래도 나에게 질문을 조금은 많이 하는 편이다. '너는 무엇을 하면 행복할 것 같니?' '어떻게 하면 그것을 잘 할 수 있겠니?' '그렇게 하면 잘 할 수 있겠니?' '니가 잘하는 것은 뭘까?' '니가 부족한 것은 뭐지?' 등등. 일에 관한 것에서부터 평소 나의 모습까지 아직 나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들이 더욱 많아진 느낌이다.
 
〈내 안의 감옥〉에서의 1박2일, 20시간. 나에겐 너무 부족한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그 곳에 가서 내 안의 어두운 방에 웅크린 채 있는 나를 찾고 그 속에 빛 한줄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틈을 만들고 싶다. 꼭 다시 그 곳에 가고 싶다.
 
 
 
글 | 한재호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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