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소식 [소년원 학교 2018 ] 09. 나의 일상 / 네 개의 기억 / 불편한 사람
- happ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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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수요일 어버이날 바로 다음 날 소년원을 찾았습니다.
가정의 달답게 한 주간 면회를 온 친구가 평소보다 많은 듯합니다.
내일은 하층 학생들을 위한 특별면회도 있다고 하니
오늘은 아이들의 기분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연극반 친구들 중 한 명이 좋은 일로 연극반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이 그 친구에게는 마지막 수업이네요.
그 친구를 위해 케익을 사서 송별회를 해 주었습니다.
좋은 일로 나가는 것이니 아쉽지만 축하해줘야겠죠?
이곳에서 밝았던 모습 잘 유지하고,
조금은 차분한, 조금 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오늘 역시 오전 오후 2회기 수업으로 진행 되었는데요.
오전에는 '나의 일상'을 무대에서 표현해봤습니다.
아이들은 소년원에 오기 전 사회에서 놀던 때의 모습들을
재미있게 표현 해 주었습니다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밤부터 새벽까지 놀다 아침에야 잠이 들고
학교를 쉽게 빠지고 종일 자고, 친구를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
어쩜 하나같이 이렇게도 비슷할까요?
소년원 생활이 끝나고 사회로 나가서도 그렇게 사는 건 아니겠지요?ㅎㅎ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의 미래의 모습들도 이어서 그려봤는데요,
소소한 가정을 꾸려 살고 있는 아이부터
야근을 하고 있는 회사원, 그리고
잘 나가는 레스토랑 사장님 등
아이들이 그리는 자신의 미래는 다양고도 예뻤습니다.
알찬 오전수업을 마무리 한 후
오후에는 네게의 주제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고 발표를 했습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 가장 불행했던 순간,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받고 싶은 것,
그리고 나에게 만약 1년의 시간만이 남았다면 하고 싶은 일 까지.
행복했던 순간으론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이
불행했던 순간으론 소년원에 오게 되었을 때가
가장 받고 싶은 것으로는 사랑이
1년의 시간만이 남았을 때에는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오늘의 마지막으로 2명씩 짝을 지어
짝을 나에게 가장 불편한 사람으로 가정을 하고
평소에 해 보지 못한 마음속의 말들을 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불편한 사람으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족 중 한 명을 지목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 가장 기대가 많은 사람이기에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는 일 역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각자의 입장에서 삐그덕거리던 과거
그러나 정작 제대로 된 소통은 하지 못했었던 자신들의 모습들에서
연극으로나마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해 보고, 상대방의 마음 역시
다른 사람의 입으로나마 듣습니다.
그렇게 가족을 이해하고
내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합니다.
불편했던 사람이 이런 경험을 했다고 한 순간 편해지지는 않겠지만
편해질 수 있는 정답의 작은 힌트라도 된다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가장 편한 사람들이 되기를!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함께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