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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다가 울다가 2박3일 - 


2016년 7월 나는 고봉중고등학교 연극부아이들과 캠프를 함께하였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자면, 문신한 아이들이 외계인같기도하고 낯설고 어색했다. 
난 어른인데 어떻게 하지? 
자연스럽게 행동해야하는데...
이런마음을 들키면 안되는데..
라는 복잡한 생각을 하는동안 쏟아지는 엄청난 비와함께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날 두명씩 짝을지어 파트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고 걷는데 신기하게 마음이 편안했다.
짝꿍의 순하고 보드러운, 상대를 보살피고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지는데...
어? 이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소년원은 왜 갔을까? 궁굼해지기 시작했다. 

오후 에니어그램 시간에는 고봉학교 선생님과 한팀이였는데, 난 그 선생님 때문에 배꼽 빠지게 웃었다. 
사건사고가 매일 일어나는 학교가, 선생님의 이야기로, 나에게 흥미롭고 재미있게 그 어떤무협지나 만화를 보는 것같이 들렸기 때문이다. 
몇시간 전만해도 조금은 불편했던 사람들이 다르게 느껴졌다. 

저녁을 먹은 후 여럿이서 같이하는 팀연극, 또 아이들 혼자서 다른가족이 되어보면서 독백하는 연극에서
나는 갑자기 울컥 주체할수 없는 감정이 쏟아졌는데..
눈으로는 아이들의 연극을 보고있는데, 내 머리와 마음안에서 과거의 내가되어 객석에 앉아 혼자서 독백을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아빠와 마주 앉아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눌 만큼 철이 들었는데.. 
  나는 이제 그 어떤 콤플랙스로부터 많이 자유로워졌는데.. 
  나는 이제 자식이 아니라 친구가 되고 싶은데.. 
  정작 그분은 여기에 살아 계시지 않는다'

 다음날 캠프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울컥했던 나의 감정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10대시절 나는 친구들한테 가족을 숨기고 싶어했다.
부끄러워서일까? 
친구들이 가족을 보고 어떤 태도를 보일지 두려워서일까? 

하지만 아이들은 사나이의 가오를 버리고 용기있게 자신의 가족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마음을 보여준 진정한 모습에 나는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이러한 깊은 감동을 경험하게 해준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싶다. 

또한 한사람 한사람이 강하게, 자기 긍정적으로,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서 새롭고 또 용기있게 다시 시작해 보길 간절히 바라며 이글을 마친다.


최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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