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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소식 영등포교도소 문화예술 프로그램_ 일곱 번째 시간

 

일곱 번째 시간

 

*시간 : 2010. 4. 20. 화.

*장소 : 영등포 교도소 교육실

*주최 :사단법인 행복공장

*주관 :사단법인 행복공장 /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

*참가자 : 바람(노지향/주강사), 엄지(김현정/보조강사), 함께라면(권용석/행복공장 대표), 펭귄(전행오/행복공장 사무국장)

와보노, 오뚜기, 곰, 별바라기, 진짜사나이, 북파공작원, 미카엘, 날으는 점돌이, 꼴통, 희 망, 소, 대감마님, 북두칠성, 넌누구냐(이상 재소자 총14명)

 

 

정리 - 엄지 (한양대학교 연극전공 겸임교수)

 

 

 

오늘은 연극수업과 자매가 같이 있는 날. 자매가 있는 날은 연극수업시간을 20분쯤 앞당겨 하기로 진행하기로 했었지만, 오늘은 영등포 교도소에서 대대적으로 정기 건강 검진이 날이라 오전시간을 앞당겨 사용하는 것도, 강당을 사용하는 것도 할 수 없었다. 하여, 평소 시작시간에 교육실에서 연극수업이 진행되었다.

 

 

 

연극수업 첫 시간에 했었던 과일샐러드 를 다시 했다.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잠깐의 연습을 한 후, 본격적으로 치열한 게임이 진행되었다. 술래가 세 번 되면 벌칙으로 인디안밥이나 노래부르기를 선택하도록 했다. 희망은 자신이 자작곡한 노래 한 소절만 부르고 끝내려 하다가 인디안밥 벌칙을 이중으로 받기도 했다. 많이 웃고, 움직이면서 몸이 이완되고 분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손뼉치며 독백하기 가 진행되었다. 공간을 왔다 갔다 하면서 모두가 동시에 손뼉을 치면서 끊임없이 말을 계속하는 게임이었는데.. 참가자들은 ‘사이비 종교단체’ 같다며 웃기도 하고, 서로에게 장난스럽게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곰은 기둥을 보고 뒤돌아선 채 그냥 웃기만 했고, 별바라기도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사람들의 광경을 보며 자꾸 웃었다.

 

 

 

어느 정도 몸과 입이 풀어진 후 지난 주 발표했던 연극내용을 간이 토론연극 형태로 응용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즉 <꼴통의 하루>와 <비행기도 후진이 되나요?>에서 나왔던 갈등 상황에서 대안을 찾아보는 연습을 했다. 연극 속의 문제적 상황이 어느 특별한 개인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보편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동의하에, 연극에서와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키지 않을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는 연습이었다.

 

 

 

<꼴통의 하루>에서는 아버지와의 면접장면, 고참들에게 트집을 잡히고 구박을 받는 신참, 교도관의 오해로 인한 갈등 상황이 다른 참여자들에 의해 다른 행동방식으로 다르게 대처해보았다. <비행기도 후진이 되나요?>에서는 교도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심리’로 인한 갈등상황에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대안적 행동들을 시도해보았다. 다른 참가자들에 의해 시도된 대안적 행동들은 연극 속 갈등의 문제가 심화/악화되지 않는데 유익한 것들이었다.

 

 

진행자는 우리의 연극 수업이 공연발표회를 갖게 될 수도 있으며, 공연을 한다면 오늘 했던 방식과 같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갖고 만들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공연의 형식도 관객이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했던 것과 같이 관객이 연극상황에 참여하여 같이 하는 형식의 공연이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형식의 공연발표이면 좋고, 또 원했던 것이라며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내었다.

 

 

 

자매 준비를 하는 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 ‘가장 불행했던 순간’, ‘가장 받고 싶은 것’, ‘1년밖에 못 산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 등을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쉴드(6개의 창)가 진행되었다. 첫 번째 자매 때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아직 자매 시간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면 좋겠는가에 대한 참가자들의 구체적인 제안이 없는 상황이다. 자매 마지막에는 각각의 쉴드 내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쉴드 내용을 발표하면서, 자연스레 자신의 과거사를 이야기하였고 속 깊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참가자 중에는 지금까지 나 개인이나 가족에게 행복했던 순간이 한 번도 없었다는 사람도 있었고, 주변으로부터 받고 싶은 선물이 없다는 사람도 있었다. 중간 중간 농담이 오고가긴 했지만 모두 진지하게 말하고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오늘 엄지가 몸이 안 좋아서 조금 지각을 했는데, 자매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그리고 수업을 마치고 나가면서도 참여자들은 엄지의 건강을 걱정해주고, 빨리 나으라는 말들을 해주었다. 많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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